작년 11월에 바샤 커피를 바셔본 이후로 커피에 더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 선배님, 바샤 커피 저만 몰랐나요? 보러가기) 길을 가다가도 스벅이나 투썸보다는 개인 커피샵을 더 찾게 되었죠. 집 보러 다닐 때도 마찬가지인데, 헬리오시티를 갔다가 보석을 찾았습니다. 바로 알엑스디 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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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데 뭔가 있다
로고가 참 멋집니다. 가게 안을 보니 미드에서 얼핏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내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일단 가게 규모는 작습니다. 높이가 낮은 4인 테이블 하나가 있고, 나머지는 1인 테이블 몇 개가 놓여 있습니다.
아담한 가게 크기 때문에 단체로 가기 보다 한 두명이 가는 것이 제일 좋아보입니다.
가게 규모와는 달리 사장님의 덩치는 큽니다. ㅋㅋ 주문할 때 사장님의 굵은 저음이 내 머리 위에서 내려오는 느낌입니다.
커피에 대한 열정도 많으신 듯, 궁금한 거 물어보면 자세히 알려주십니다.
(제 앞에 분은 무슨 질문을 그렇게 많이 하시는지, 저도 그 이야기 듣다가 주문하는 걸 잊어버릴 정도였습니다.)
가격도 이만하면 적당
메뉴판엔 “처방전”이라고 적혀 있고, 정말 처방전처럼 만들어져 있습니다.
커피 9종류, 그외 5종이 있고, 쿠키 4종을 카운터 옆에서 팔고 있습니다.
어느 카페를 가도 커피 가격은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메가 커피나 컴포즈 커피처럼 아예 저가 브랜드가 아니면 말이죠.
음료도 쿠키도 다른 카페보다 특별히 비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참고로 필터 커피는 가격이 적혀 있지 않은데, 그날 그날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싯가?)
저는 어디를 가든 처음 가는 곳은 기본 메뉴를 시킵니다. 기본 메뉴의 실력이 좋아야 다른 메뉴도 좋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비싼 돈 들여서 모험하기 싫은 것도 있고요. 네이버 후기를 보고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광고가 워낙 많으니…
끝내주는 아메리카노와 쿠키
처음 갔을 때 마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잊을 수 없어서 그 뒤로도 몇 번을 갔습니다.
잠실, 송파구 주변을 돌때마다 갔으니 세 번 갔네요.
처음 갔을 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번째는 카라멜 라떼와 르벵 쿠키, 세 번째는 다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습니다.
르벵 쿠키의 쫀득하고 고소한 맛은 지금도 입안을 가득 채우는 기분이 듭니다. 생긴 것도 씹는 느낌도 칙촉이랑 비슷합니다. 그래도 르벵 쿠키는 굵기가 있다보니까 씹는 맛이 더 좋습니다. 고소한 호두와 큼직한 쿠키가 가득 들어있는 것도 매력 포인트입니다.
아쉬웠던 것은 쿠키와 같이 마실 음료를 잘못 골랐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참 걷고 나서 달달한 것이 땡겼습니다.
카라멜 라떼가 딱이다 싶었는데, 르벵 쿠키랑 같이 먹으니 둘 다 달아서 안 어울리네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실 걸 그랬습니다.
쿠키도 맛있지만 역시 근본은 커피 맛이 좋아야 합니다. 다행히도 알엑스디 커피는 근본에 충실합니다.
특히 아메리카노는 정말 어지간한 커피샵에서 마실 수 없는 깊은 향과 맛을 보여줍니다.
꼭 산책하고 가야해요
처음 간 날 알엑스디 커피에 반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오랫동안 걸어서 땀도 흐르고, 갈증도 났던 것입니다.
사무실에서 마시는 커피보다, 운동하고 나서 마시는 커피가 더 맛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커피에 숨어 있던 향들이 내 몸과 마음을 가득 채워주는 느낌. 그 느낌을 알엑스디 커피에서 받았습니다.
석촌 호수를 가볍게 돌고 나서, 아니면 헬리오시티 구경을 다녀오고 나서 살짝 갈증이 날 때.
바로 그때가 알엑스디 커피에 가야 할 순간입니다.
그 상태 그대로, 꼭 아메리카노를 마셔보세요.
✳︎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