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대란이 일어나서 구하기 힘들었던 점보 도시락 라면을 이제서야 구해서 먹어 보았습니다.
원래 가격의 다섯 배까지 올라갔던 만큼 큰 기대를 가지고 먹었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점보 도시락을 먹어본 느낌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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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도 어렵네
점보 도시락은 사러 가는 것부터 운동이었습니다.
GS25에서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편의점이 그렇게 많아도 판매하고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2시간 정도 헤맨 끝에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서 겨우 구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편의점마다 들어오는 수량이 일주일에 2개로 제한되어 있어서,
2시간 만에 구한 것도 다행이었습니다.
맛이 특별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사러 돌아다닌 시간 때문에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일반 도시락의 8배 크기
포장을 뜯으면 면이 안 보일 정도로 커다란 수프 봉지가 맨 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와 이거 전부 수프야??? 아니네”
수프 봉지 안에 수프 봉지 3개가 또 들어 있습니다.
일반 도시락의 8배 크기라고 면도 8개가 들어 있습니다.
“4명이 먹을 거니까 2인분씩 먹으면 다 먹을 수 있겠네.”
나이를 먹으면 현명해져야 하는데, 갈수록 멍청해지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요?
맛은 보통 사이즈랑 같아야 하는데
넘치는 자신감을 가지고 4명이 각자 그릇에 나눠 담았습니다.
한 젓가락 떠올려서 입안 가득 넣고 혀에 닿는 맛을 음미해 보니,
예전부터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맛이었습니다.
적어도 처음 한 그릇까지는 말이죠.
4명 모두 첫 그릇은 꽤 빨리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라면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봅니다.
두 번째로 그릇에 담았을 때부터 꼬들꼬들한 면발의 느낌은 줄어들고,
불어서 식감이 떨어진 느낌이 시작되었습니다.
“어… 이거 다 못 먹겠는데…”
4명 모두 처음의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3명은 두 번째 그릇을 다 못 비웠고, 나머지 한 명만 세 번째 그릇을 겨우겨우 비울 수 있었습니다.
사는 것도 힘들었는데, 먹는 것도 힘들어야 하나요?
면이 많이 남았는데 사진 찍은 거 다시 보면 토할 것 같아서 찍지 않았습니다.
8인분은 8명이 먹읍시다!
도시락 라면을 맛있게 먹었던 것은 살짝 아쉬운 양이라서 간단하게 먹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양이 많아지니까 면이 불어 터지는 속도도 빨라지고,
국물도 워낙 많으니까 다 먹겠다는 엄두가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괜히 그동안 맛있게 먹었던 도시락 라면에 대한 추억까지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힘들게 샀으니까 맛도 특별하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를 원망합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멍청해지는 기분이 드는 건, 현실이었습니다.
정가가 8,500원인데, 통신사 할인받아서 싸게 샀다고 신났던 멍청이가 여기 있습니다.
점보 도시락이 궁금한 분은 8명 모여서 맛있게 드세요.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