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느라 지치고, 더위에 지쳐버린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건 역시 맛있는 음식일 것입니다.
수많은 맛있는 음식들 중에서도 걸쭉한 국물과 촉촉한 면발로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 주었던
진미식당 콩국수를 소개합니다.
생활의 달인과 함께 콩국수를 먹을텐데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인 ‘먹을텐데’에서 이곳이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바로 가기 ☞)
그리고 입구에는 생활의 달인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이미 유명한 집이어서 그런지 약 20석 정도로 작은 식당이고,
구석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음에도 빈자리 없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연예인들의 싸인들 속에서 (VIXX의 켄, 박다해 등)
성시경은 ‘먹을텐데’ 덕분인 듯 따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메뉴판에는 몇 가지 종류가 적혀 있었지만, 친절하게 대표 메뉴가 표시되어 있어서
미리 검색을 하지 않은 사람도 맛있는 메뉴를 고를 수 있었습니다.
옆자리에서 청국장을 주문한 분을 보니, 청국장도 맛있어 보입니다.
한정 판매의 매력
대표 메뉴를 두고 잠깐 동안 고민을 한끝에 저는 콩국수를, 지인은 오징어볶음을 주문했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콩국수는 재료가 부족해서 못 드실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제 뒤로도 6명 정도가 더 들어와서 저와 똑같이 주문하는 모습을 보면서,
청국장이 아닌 콩국수를 주문한 스스로를 칭찬했습니다. ㅋㅋㅋ
결국 주문한 사람 모두 콩국수를 먹을 수 있었지만,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내가 주문한 것이 마지막 일 수 있다는 생각에 신나기도 하고,
더 맛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역시 한정판은 매력적입니다.
부드러운 국물과 면발
음식을 받자마자 처음 든 생각은 ‘수수한데, 엄청 부드럽겠다.’였습니다.
으레 있을법한 오이 고명도 올라가 있지 않고, 깨도 뿌리지 않아서 허전해 보였습니다.
다만, 다른 곳과는 다르게 살짝 노란빛을 띄고 있었고,
거친 입자가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눈꽃 빙수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면발을 한 젓가락 떠올리자, 역시 예상했던 대로 부드럽게 올라왔습니다.
그대로 입으로 넣고 싶은 유혹이 강했지만,
젓가락을 내려놓고 국물부터 한 숟가락 입에 넣었습니다.
조금 짠 것 같았지만, 면을 섞고 다시 맛을 보니 전혀 짜지 않았습니다.
누가 훔쳐 갔나요?
다시 한 젓가락 가닥 면을 집어서 입에 넣자,
콩 국물로 부드럽게 코팅된 면발이 입안에서 탱글탱글 춤을 춥니다.
‘어쩜 이렇게 맛있게 잘 삶았나!’하고 감탄할 사이도 없이 면과 국물이 줄어듭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릇이 깨끗하게 비어 있습니다.
한 젓가락, 한 숟가락 조금씩 먹은 것 같았는데, 순식간에 면과 국물이 사라졌습니다.
오징어볶음을 시킨 지인을 바라보니, 어이없는 듯 저를 바라봅니다.
지인의 밥그릇에는 밥이 아직 반도 넘게 남아 있는데,
저는 말도 안 하고 다 먹는 모습이 어이없었나 봅니다.
지인이 “이것도 더 먹어.” 하며 오징어볶음을 가리킵니다.
‘난 돼지가 아니란다!’ 하마터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것에 대한 감사와 함께,
싸움이 일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가게를 나왔습니다.
여름이 다 지나가기 전에,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용산 문배동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으시다면
진미식당에서 콩국수 한 그릇 드셔보시길 적극 추천합니다.